• 최종편집 2020-10-21(금)

이혼한 사람에게 너무나 까다로운 기초생활 수급자 조건

현실적으로 준비해 오기 어려운 서류 조건이 지원을 가로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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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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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 연합뉴스 박서림 기자] = 기초 생활 보장법은 국민의 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적으면 국가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런데 까다로운 선정 기준으로 인해 수급자 조건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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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52세 여성 K씨는 10년 전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다. 그러다 형편이 어려워져 지인이 임차한 집에 무임대로 살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사태로 인해 실직까지 하게 됐다. 그녀는 집도 없고, 차도 없고, 가진 재산이 전혀 없다.

 

 

현실적으로 준비해 오기 어려운 서류 조건

 

그녀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서울형 기초 생활 수급' 신청을 하였다. 모든 조건이 수급자에 해당됐다. 그러나 수급 자격에서 탈락됐다. 이유는 기초 생활 보장급여(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수급자가 되려면 '부양의무자 소득‧재산 신고서'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 신고서에는 이혼한 전 배우자의 전세 계약서와 금융 열람에 동의한다는 사인을 받아와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혼한 지 10년이나 지난 전 배우자에게 그런 서류를 요구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미 다른 사람이랑 가정을 꾸리고 사는 사람에게 본인 생계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공개해 달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처사이다. 결국 그녀는 기초 생활 수급 신청을 포기했다.

 

이혼 사유 대부분은 재산 문제나 자식 문제로 크게 다투고,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헤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그런 사람에게 전세 계약서를 요구하고, 재산을 열람하는데 동의한다는 사인까지 받아오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에서 이러한 규정을 둔 이유가 있다. 이혼을 하였더라도 자녀와의 관계까지 종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양의무자인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 그 자녀를 부양하고 있는 전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상태를 알 수 있는 서류를 요구하는 것이다.

 

 

일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게 해

 

기초 생활 수급 선정 과정에서 부양의무자, 즉 부모나 형제, 자식 등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의 재산과 소득 상태를 확인해 일정 기준 이하여야 선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다.

 

올해 생계급여 기준선은 1인 가구 52만 7158원이다. 생계급여는 수급자의 소득이 기준 생계비에 부족한 부분만큼 채워준다는 '보충성의 원리'에 따라 생계급여에서 소득을 빼고 준다. 1인 가구인 수급자에게 월 30만 원의 소득이 있다면 52만 원에서 30만 원을 뺀 22만 원을 지원해 주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어렵게 수급자로 선정돼도 이 같은 보장 수준으로는 돈을 모으기는커녕 기초적인 생계를 이어가기도 힘들다. 근로소득이 생기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깎이기 때문에 수급자 입장에서는 일을 하나, 하지 않으나 총소득이 같기 때문에 일할 이유가 없어진다.

 

이에 대해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에서는 "근로소득 30% 공제가 최초로 도입돼 의미가 있긴 하지만, 이것이 근로를 통한 탈빈곤을 돕는다고 얘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하였고, 일부에서도 "선정 기준을 완화하고 보장성을 늘리는 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그 속도가 너무 더디다."라고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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